책소개
남녀 간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의 희곡 <과수원지기의 개(El perro del hortelano)>는 1613년에 창작되어 1618년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간된 순수 희극 작품으로, 로페 데 베가의 희극적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17세기 초의 스페인 연극은 비극보다는 순수 희극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 <과수원지기의 개>야말로 당시의 이러한 극적 경향을 가장 온전하게 나타내는 대표적 희극 작품들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연극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는 이탈리아의 가공(架空)의 도시 벨플로르(Belflor)와 이국적 정취의 이 도시에 위치한 환상적이고 낯선 분위기의 한 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젊고 아름다운 디아나(Diana) 백작과 그녀의 비서 테오도로(Teodoro) 간의 로맨스를 주제로 한다. 로페 데 베가는 이런 ‘궁중 환상극’ 기법을 통해 당시 관객들에게 자신의 희극 세계를 펼쳐 보였다.
근래에 <과수원지기의 개>는 스페인에서 다른 형태로 개작되어 상업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등, 최근의 학자와 비평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0자평
이탈리아의 가공의 도시, 벨플로르에서 펼쳐지는 남녀 간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의 희곡 <과수원지기의 개(El perro del hortelano)>는 작가의 희극적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스페인 ‘궁중 환상극’의 대표작이다.
지은이
펠릭스 로페 데 베가 카르피오(Félix Lope de Vega Carpio)는 1562년 11월 25일 마드리드에서 자수(刺繡)를 업으로 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로페의 문학은 스페인 문학의 황금시대가 전개되었던 르네상스와 바로크라는 두 시대의 미학적 조류가 형성되고 종합되는 연결 고리였다고 할 수 있는데, 세르반테스가 소설의 근대적 모델을 제시하며 세계문학사에서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고 한다면, 로페는 이와 동일한 성과를 연극을 비롯한 문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달성해 낸 인물이었다. 특히 로페의 문학사적 업적은 무엇보다도 ‘국민 연극(Teatro nacional)’의 확립을 통한 연극의 대중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6세기까지 소수 엘리트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연극을 로페는 철저하게 대중의 기호에 맞는 극작을 통해 대중화에 성공했고, 따라서 로페 이후 스페인 연극은 비로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예술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던 것이다. 연극의 대중화 이후 스페인 연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삼일치법칙 파기, 두 시간 정도의 공연 시간과 3000행 정도 분량의 3막 연극 정착, ‘익살꾼(gracioso)’의 역할 증대 등 형식상에서 실로 파격적인 혁신을 이룩하게 되었다.
옮긴이
윤용욱은 서울 출생으로 198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다. 1993년 동 대학원 졸업 후 스페인 국립마드리드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로 유학해서 2002년 17세기 스페인 연극에 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외대, 덕성여대, 전북대 등에 출강했으며, 현재는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및 스페인어통번역학과 강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로페 데 베가의 삶과 문학≫(한국외대출판부)이 있고, 역서로 ≪라 셀레스티나≫(지식을만드는지식)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로뻬 데 베가의 ‘복수 없는 처벌’의 비교 연구>, <‘국민연극’ 이전의 로뻬 연극에 대한 고찰>, <띠르소 데 몰리나의 작품에 나타난 여성들과 문화적 개념으로서의 성 역할에 대한 부조리>, <‘환상적 진실’: 17세기 초 스페인 희극에 나타난 바로크적 변증법>, <로르까 비극의 비극성 연구>, <스페인 비극에 나타난 비(非)보수적 전통> 외 다수가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3
제1막······················5
제2막······················57
제3막·····················117
해설······················171
지은이에 대해··················176
옮긴이에 대해··················179
책속으로
아가씨는 천성이 과수원지기의 개야. 먹지도 않고 그렇다고 남이 먹게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네.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안에 있는 것도 아냐. 의심할 여지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