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WHO & HOW
홍경수와 <<PD, WHO & HOW>>
창조경제가 창조하려면
순천이 가진 것은 갯벌이었다. 메우면 농토가 되고 공장 부지가 된다. 많은 돈이 필요하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이런 땅은 남아돈다. 순천은 다른 것을 봤다. 생태계와 공동체다.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소문이 퍼지면서 아시아의 생태공원이 되었다. 지속 가능한 창조경제가 이런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창조경제는 무엇인가?
창의적인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경제다.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의 총체가 콘텐츠다. 콘텐츠 자체로도 충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만, 다른 산업과 결합도 가능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무엇이 다른가?
융합에 너무 얽매인다. 창조경제라는 큰 덩어리에서 콘텐츠라는 본체는 약화되고 곁가지인 융합이 지나치게 강조된다. 창의성을 발휘할 방법론도 제시되지 않았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이야기와 글, 예술작품을 만들어 왔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론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방법론 같은 각론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가장 절실한 것이 창의력 교육이다. 미디어이론, 수사학, 스토리텔링, 재매개, 창의적인 기획의 방법론을 통해 창의력을 키운다.
창조경제 실행에 대한민국이 가지는 강점은 무엇인가?
한국은 콘텐츠의 잠재력이 큰 나라다.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가 있고, 오래된 이야기가 오롯이 전해진다.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창의력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자신감도 커졌다. 한국이 가진 콘텐츠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잘 발현시키는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점은 무엇인가?
체면을 중시하고, 권위적이고, 한 가지에 지배당하는 문화다. 창의력의 핵심은 뭔가 다르고 새로운 것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싸이도 자신의 스타일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전에는 B급 문화의 상징이었다. 주류문화와 다른 마이너 문화에 좀 더 관용적이어야 한다.
당신이 추천하는 창조경제의 사례는 무엇인가?
순천만정원박람회다. 정부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박람회가 큰 성공을 거뒀다. 다른 지자체는 갯벌을 개간하여 논과 공장을 만들었다. 순천시와 시민은 생태적 가치를 깨닫고 자연 친화적인 도시 재생 전략을 택했다. 여수엑스포는 일회성 행사로 그칠 우려가 크다. 방대한 녹지공원을 조성한 정원박람회는 해마다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질 것이다. 공원이 부족한 한국에서 정원박람회장은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것이다.
우리가 순천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생태라는 키워드를 재빨리 읽어 낸 감식안과 공동체 마인드다.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계획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끄는 개방, 참여, 공유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키워드 아닌가? 관료, 시민 모두 책을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둘러보고,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먼저 할 일은?
예산 투자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판을 만드는 일이다. 좋은 정부는 감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하지 않고, 큰 판을 만들고 구성원이 맘껏 놀 수 있게 한다. 시민이 맘껏 상상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 교육제도를 개선하는 것, 다양한 인재가 골고루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 한마디로 창의적인 국정 운영이 필요하다.
창조경제 실행에 <<PD, WHO & HOW>>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
피디는 가장 창의적인 직업이다. 창의력이야말로 피디에게 가장 많이 요구되는 재능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바탕이 바로 창의력이기 때문이다. 피디가 되는 법, 피디가 하는 일을 낱낱이 소개했다. 피디의 세계를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창의력을 계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일단 자신이 창의적이라고 믿어야 한다.
창의력을 훈련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매일 일정량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대체, 조합, 응용, 확대, 다른 용도로 사용, 제거, 재배열해 보는 오스본의 생각도구를 추천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홍경수다.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다. <열린음악회>, <이소라의 프로포즈>, <도올의 논어이야기>, <다큐멘터리 3일>, <TV, 책을 말하다>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