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1
김병희, 이지나, 임은하, 최현주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이제 막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은 무엇을 읽는가?
지구촌을 향한 한국의 물결은 태권도와 냉장고와 드라마를 넘어 노래에 이르렀다. 그다음은 무엇일까? 말이다. 영화도, 음식도, 옷도, 축구도 모두 말과 글을 통해 이해되고 기억이 된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그들은 이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는 무엇인가?
외국인이 읽는 한국어 책이다. 한국어를 한두 해 공부한 외국인을 위해 만든 한국 문화 독본이다.
표적 독자는 누구인가?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 해외 교포 자녀들, 한국에 사는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들이다.
정말 필요한 책인가?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맞춤형 읽기 책이 없다. 없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한국어 학습 교재가 많지 않은가?
한국의 문학과 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찾기 힘들다.
이 책이 꼭 필요한 사람을 콕 찍어 말할 수 있나?
한국어 ‘교재’가 아니라 재미있고 감동 있는 한국어 책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한국 책을 읽다가 읽기를 포기하거나 하려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100권씩이나 모두 필요한가?
옛날이야기, 설화, 고전소설, 현대소설, 동화, 시, 수필, 희곡, 시나리오, 편지글을 담았다. 한국의 위대한 인물과 오늘날 한국 사회도 만날 수 있다.
100권으로 충분하겠나?
내용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었나?
한국에서 널리 읽히는 문학작품,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인물,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책과 이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작업이다. 국문학 박사와 국어학 박사, 한국어 교육자가 함께 힘을 합쳐, 한국의 문학과 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100권 리스트를 구성하고 텍스트를 다시 썼다.
이 책에만 있다고 자랑할 수 있는 고유 강점은 무엇인가?
단어와 문장을 읽기 수준에 맞게 골라 썼다. 어려운 단어는 뜻을 풀었다. 한국어가 서툴러도 막힘없이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다.
읽는 사람의 한국어 습득 수준이 다르다는 사실도 배려했나?
읽기 수준은 세 단계로 나누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 한 권씩 읽는 동안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어 더 높은 단계의 책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읽기 수준과 책의 구성은 어떻게 조직되었나?
‘먼저 읽는 책 ★’ 50권이 첫 단계다. 한국어 중급 이상이나 TOPIK 3급 정도의 학습자를 위한 책이다. ‘나중에 읽는 책 ★★’ 30권이 다음 단계다. 한국어 중고급 이상이나 TOPIK 5급 이상의 학습자를 위한 책이다. ‘끝에 읽는 책 ★★★’ 20권이 마지막 단계다. 한국어 고급 이상이나 학문 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한 학습자를 위한 책이다.
책 구성이 독특한데, 너무 복잡한 것 아닌가?
학습자의 읽기 과정을 교사가 옆에 앉아 직접 돕는 상황을 연출했다. ‘먼저 읽는 책 ★’ 50권은 읽기 수업의 축소판이다. 중급 단계의 학생이라면 이제 막 한국어 작품 읽기를 시작할 때다. 교사의 도움 없이 긴 글을 혼자 읽기 어렵다는 사실을 충분히 생각했다.
교사가 학생 옆에 직접 앉아 돕는다는 것이 책만으로 가능한가?
작품 앞에 작가에 대한 정보나 작품의 중심 내용을 적어 놓았다. 학습자에게 읽을 내용을 먼저 안내하기 위해서다. 작품을 읽는 동안 만나게 되는 어려운 단어나 낯선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바로바로 설명을 제공한다. 작품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작품 중간 중간에 제시되는 ‘소제목’과 ‘생각해 봅시다’는 긴 글을 끊어 읽을 수 있게 만든 장치다. 학습자는 소제목으로 다음에 전개될 내용을 예측할 수 있고 ‘생각해 봅시다’를 통해 읽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을 읽은 후 ‘단어목록’을 통해 어휘 학습도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50권의 작품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설화는 잘 알려진 작품 골라 주제에 맞게 묶었다.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은 인지도, 문학성, 그리고 재미가 선정 기준이다.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을 참고했다. 재미는 독자를 읽기로 유인하는 최고의 방책이다. 낯설어도 문학성이 높고 재미있는 작품은 빠트리지 않았다.
50권 모두를 저자들이 다시 쓴 이유는 무엇인가?
리라이팅은 이 시리즈의 출발점이자 전제였다. 우리 고전문학 작품들은 어려운 단어, 관용어, 의태어나 의성어가 많아서 외국인들이 읽기 힘들다.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도 많아서 한국어 학습자들이 읽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과장되고 극적인 이야기일수록 쉽고 정확한 문장으로 정돈해 주어야 전달이 가능하다.
현대소설과 동화를 다시 쓴 이유는 무엇인가?
내용이 길고 문장과 어휘가 어려워서 외국인들이 원전을 그대로 읽기가 어렵다. 학습자의 한국어 수준에 어울리는 맞춤형 텍스트가 필요하다. 리라이팅은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다시 쓰는 작업에 기준이 필요할텐데 원칙은 무엇이었나?
정확한 문장을 만드는 일에 초점을 두었다. 작가의 메시지와 인물의 성격, 어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원작의 단어와 문장을 외국인 학습자의 수준에 맞게 고치되, 원작의 흐름과 어조를 흐트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원작을 직접 읽을 수 없는 독자가 앞으로 원작을 만날 수 있는 가교를 놓겠다는 생각이었다.
설화와 고전소설을 다시 쓸 때 적용한 지침은 무엇이었나?
설화는 집필자의 상상력이 절실한 텍스트다. 이야기의 주제를 충분히 고려했다. 고전소설도 확정된 원본이 없는 작품이 많다. 현대소설에 비해 분량도 많고 구성도 다소 산만하다. 주제 의식에 집중했다. 고전 문체를 현대어로 바꾸면서 인물 간의 관계나 상황, 당시의 생활 규범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설화나 고전소설이 첫 읽기 단계 50권 가운데 39권이나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설화 25권에 모두 76편의 이야기를 실었다. 고전소설 14권까지 합하면 고전 텍스트가 굉장히 많다. 한국 문화의 밑바닥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학습자들에게는 무리한 기대가 아닌가?
설화와 고전소설에는 전통문화와 관련된 고급 어휘가 많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함축한 단어를 몇 마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작품에 내재된 전통 사고방식은 학습자가 이해하기 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돋보기’를 넣었다. 작품 이해에 필요한 문화 해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를 모두 읽으면 정말 한국어능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나?
‘먼저 읽는 책 ★’ 50권은 중급 학습자에게 맞추어 만들었다. 읽다 보면 중급 또는 그 이상의 어휘를 자연스레 습득하게 된다. 한국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한국 문화도 자주 만나게 된다. 한국과 한국어를 이해하는 폭이 상당히 넓어질 것이다. 점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
단어 뜻풀이에 소개된 단어는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
50권에 표기된 단어 뜻풀이는 9800개가 넘는다. 중급 학습자 수준이다. 토픽 초급 어휘 목록에 들어 있지 않은 단어들을 초급 어휘 또는 적어도 중급 수준의 쉬운 어휘로 다시 풀어 설명했다.
앞으로 출간될 50권은 어떤 내용인가?
두 번째 단계인 ‘나중에 읽는 책 ★★’과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끝에 읽는 책 ★★★’이다. 고급 수준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다. ‘먼저 읽는 책 ★’에서 적용했던 교육적 접근은 하지 않는다. 혼자 읽기에 익숙한 고급 학습자에 적합하도록 재구성했다.
고급 수준의 50권은 언제 출간되는가?
2013년 10월에 출간할 계획이다.
이 책은 누가 썼는가?
집필진은 모두 국문학 박사 학위 소지자다. 그중 몇 분은 10년 이상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책을 어떻게 썼는가?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1차 원고를 집필하면 한국어 교육 전문가는 10회 이상 서로 돌려 읽으면서 수정과 협의를 계속했다. 현장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전문가들은 이 책의 초고를 활용해 직접 수업한 뒤 문제점을 검토하며 보완했다.
너무 따지다 보면 재미는 사라지고 문법만 남아 딱딱한 책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이 어법 교과서에 치우치지 않도록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반복해서 언어 표현을 다듬었다. 서로 다른 시각에서 작품을 바라보고 내용과 형식을 조율했다.
집필자들이 속한 한국어읽기연구회는 어떤 집단인가?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한국어 읽기 자료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모임이다. ‘먼저 읽는 책 ★’ 50권은 김병희, 이지나, 임은하, 최현주가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