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유 투쟁
레베카 매키넌(Rebecca MacKinnon)이 쓰고 김양욱과 최형우가 옮긴 <<인터넷 자유 투쟁(Consent of the Networked: The worldwide struggle for internet freedom)>>
21세기를 위한 사회계약론
로크의 시대나 우리의 시대나 사정은 꼭 같다. 힘을 가진 쪽은 무질서를 강조하고 반대편에서 시민은 합의와 동의와 계약을 주장한다. 인터넷은 너무 자유롭다고 생각하신다면 당신의 눈과 귀가 정말 열려 있는지 점검해 보시라.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가?
지금 지구촌의 사이버 공간에서는 네트워크 주도권을 둘러싼 첨예한 싸움이 진행 중이다. 정부와 기업 권력은 검열과 필터링, 감시, 조작으로 개인과 시민 사회의 창의성과 변화 요구를 묵살한다. 그들은 정교한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반대의 목소리를 통제한다.
시민이 싸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인터넷은 공론장 기능을 잃는다. 빅브라더의 가장 효율 높은 통제 공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레베카 매키넌은 누구인가?
시엔엔 특파원으로 베이징과 도쿄 지국장을 지냈다. 글로벌보이스를 운영한다.
글로벌보이스는 어떤 단체인가?
국제 온라인 시민 미디어 조직, 전 세계 300명이 넘는 온라인 기고가와 번역가 모임이다. 온라인 이슈와 시민 미디어 리포트, 특히 주류 언론이 간과하는 지역과 사람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알린다.
이 책의 원제, ≪Consent of the Networked≫는 무엇을 뜻하는가?
네티즌과 정부, 기업이 합의를 통해서 인터넷 공간에서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사회계약론 비슷한 주장인가?
그렇다. 존 로크의 영향을 받았다. 국가 권력과 시민과의 민주적 관계를 바탕으로 21세기형 사회계약, 연결된 모든 이들의 동의를 주장한다.
디지털 공론장을 향한 민주주의 투쟁인가?
그렇다. 정부와 기업은 인터넷을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 상태로 인식한다. 이를 근거로 강력한 규제와 법을 주장한다.
정부와 기업의 주장은 위험한가?
매우 위험하다. 자유와 인권 의식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논의 대상은 무엇인가?
사회 운동에서 인터넷의 역할, 정교해지는 권위주의 정부의 인터넷 통제 활동, 거대 인터넷 기업이 정부와 유착해 만들어 내는 민주적 가치의 훼손 방식, 인터넷 기업의 무책임한 네트워크 권력 남용의 사례를 분석하고 평가한다.
자유를 지키려는 시민사회의 노력은 없나?
사이버 공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사례가 분석된다.
아랍의 봄과 재스민혁명 같은 것인가?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반독재 운동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소셜 미디어가 기폭제가 되어 독재 실상을 알리고 시민을 결집시켰다. 결과는 전과 전혀 달랐다.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해 어떻게 싸웠나?
튀니지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했다. 시민들이 우회 기술을 통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했다. 혁명이 성공했다.
저자의 핵심 단어는 인터넷 거버넌스인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인권 보호와 자유에 기반을 둔 동의를 형성해 정부와 기업의 힘을 제한하는 상태, 곧 인터넷 거버넌스의 실행을 주장한다.
인터넷 거버넌스는 어떻게 실천되나?
현실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끊임없는 투쟁이다.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 곧 디지털 코먼스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코먼스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프랑스 정치 철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민주주의 핵심 요소로 활기찬 시민사회를 꼽았다. 시민은 공동체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단호히 싸운다. 공동체 삶의 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직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디지털 코먼스는 시민사회의 디지털 버전인가?
그렇다. 가상 공동체의 번영과 발전을 도모한다.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 코드, 언어, 기술 표준을 공유하고 무료로 배포해 공동체의 개인과 조직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정부와 기업 지배에서 가상 공동체를 지키는 균형자 역할을 한다.
디지털 코먼스의 구체적인 성과에는 무엇이 있나?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을 가능하게 했던 통신 규약이다. HTML과 같은 컴퓨터 언어, 누구나 편집에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지식 공유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대표적 산물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시민의 주권은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
시민 사회는 국가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한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사용자들이 국가 권력과 기업의 검열 기술에 맞서 그들의 권력 남용을 제한해야 한다.
시민이 정부와 기업의 기술력을 통제할 수 있나?
저자는 현존하는 조직과 기술로 기업의 기술 혁신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정치 혁신을 통해 사이버 공간의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글은 중국 정부와 어떻게 타협했나?
2010년 중국 정부의 검색 엔진 검열에 항의해 구글은 서버를 홍콩으로 옮겼다. 그러나 양자의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지식인, 전문가 집단, 도시 거주자의 구글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는 서비스를 중단하지 못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앱과 모바일 서비스를 중국에서 유지하고 싶었다. 이 수준에서 타협이 이루어졌다.
위키리크스는 무엇을 한 것인가?
비밀 외교 전문 폭로로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빅브라더의 실체가 파악됐다. 국가권력이 안보와 이익을 빌미로 개인 이메일과 통신 내용을 훔쳐보고, 시민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정치적 표현을 검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인터넷 빅브라더의 잠재된 위험은 무엇인가?
인터넷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인터넷 공간을 원형 감옥, 곧 패놉티콘으로 만든다.
인터넷 패놉티콘이 과거의 패놉티콘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폐쇄 공간에서 일어났다. 인터넷은 개방된 원형 감옥이다.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의 일상을 감시, 모니터한다. 언제 감시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항상 감시당한다는 두려움으로 바뀌면서 자기 검열을 강화하고 통제에 길들여진다.
인터넷은 권위주의 정부의 억압을 더 강화하나?
인터넷은 창조와 파괴 양면으로 진화한다. 인터넷에서 정치, 사회적으로 소외받던 사람이 자유를 찾았다. 인터넷은 권위주의 정부에 감시, 검열, 조작, 통제의 기술을 전수했다.
누가 지금 지구촌의 권위주의 정부인가?
중국 정부는 상당한 검열 기술을 보유했다. 국가주의자 해커들과 은밀히 거래한다. 러시아도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통제해 여론을 조작하고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탄압한다.
민주주의 정부의 감시와 검열 사정은 어떤가?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는 음란물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필터링 시스템을 실시한다. 영국과 독일, 호주, 이탈리아도 아동 포르노물 차단을 위해 인터넷을 검열한다.
영국과 한국의 인터넷 통제 현상은 어떤가?
영국은 정보통신본부를 통해 미국 정보기관 수준의 감청 활동을 한다고 알려졌다. 한국도 익명의 네티즌이 사이버 폭력과 왕따를 조장하고 사회 안전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자기 검열은 어떤 수준인가?
페이스북은 실명 사용 정책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권위주의 정부로부터 탄압 받는 행동가의 실명이 공개돼 그가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구글도 비슷한 이유로 페이스북 정책에 동조했다. 애플은 정치, 문화적으로 논쟁 소지가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삭제한다.
인터넷 기업과 권위주의 정부는 어떻게 손잡고 협력하는가?
야후는 중국 사업 유지를 위해 중국 정부의 검열 요청을 받아들였다. 정부 비판 인사의 이메일을 검열해 법정에 서게 만들었다. 시스코는 중국 정부가 구축하는 대규모 감시 보안 시스템 운영에 기술을 제공했다. 노키아와 지멘스는 일부 중동 국가에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제공했다. 반체제 인사 검속에 활용되었다.
미국과 독일, 핀란드 정부는 이런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나?
표면적으로는 자유와 인권을 지키려는 시민의 활동을 지지했다. 그러나 뒤로는 자국 기업의 네트워크 통제, 조작 기술의 판매와 전수 행위를 묵인했다.
디지털 보나파르티즘이란 무엇인가?
보나파르티즘은 프랑스혁명 이후 쿠데타로 집권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서 유래한 인기 영합적인 독재주의다. 여기에 디지털을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 정부가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장악해서 정보를 조작, 통제한다. 국가주의적 인터넷 활동과 선동적인 인기 영합 전략을 말한다.
국가의 인터넷 통제는 대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정부가 직, 간접적으로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통제하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분열한다. 그러면 국가주의의 망령에 휩싸인 사람들이 반대 세력을 비난하고 탄압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정부의 디지털 네트워크 조작이 가져온 성과다. 결국 정부가 할 일을 애국 보수 세력이 대신 처리한다.
한국의 인터넷 자유는 어느 수준인가?
2009년 미네르바가 허위 사실 유포로 구속되기 전까지는 인터넷 자유를 보장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전기통신법의 세부 조항을 통해 실제로 인터넷을 통제해 왔다. 인터넷에서 사회 문제가 이슈가 되면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해결하지 않고 입법을 통해 불협화음을 일시에 제거한다.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인터넷 실명제는 한국에서 처음 시행돼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왜 한국 네티즌들은 인터넷 통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어쩌면 정보기관과 기업이 과거보다 세련되고 교묘하게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제한다는 불편한 진실의 방증이지 않을까?
당신은 누구인가?
김양욱이다. 더네트워크 선임 프로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