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철 육필시집 위로
봄 기다림
오려면 이제는 오시지/ 화창한 봄// 이번만은 폭 안겨 드릴 테니/ 붉은 꽃 노란 꽃/ 오시지// 피어나시면/ 볼 부비며 처음으로/ 삼 일 밤낮 향기에 취해 드리지// 추운데 또 춥게/ 올 듯 말 듯하시지 말고/ 이제 오시지// 오셔서 내 추위 다 풀어/ 나 봄날 한번 되게 하시지// ‘오매! 살겠네! 봄이네’ 외치게/ 환하게 하시지
≪나해철 육필시집 위로≫, 12~15쪽
나해철은 시를 손글씨로 쓰는 내내 속으로 울었다.
더 정성 들여 또박또박 쓰기보다는,
현재의 모습이 비쳐 보이도록 그냥 깨끗하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