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설득 이론
6월의 새 책. 성희롱 시비 예방주사
이현우가 쓴 <<오메가 설득 이론>>
접종 이론의 쾌거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육체파 배우다.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 경쟁 후보 캠프는 성희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그는 이미, 스스로 그 문제를 다 까발렸기 때문이다. 공격의 김을 뺀 뒤 당선되었다.
“아니, 괜찮아, 너는 죽지 않을 거야.” 저항의 핵심을 공격받고 뱀에게 설득당한 이브는 선악과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
<<오메가 설득 이론>> ix쪽.
뱀은 이브를 어떻게 설득했나?
오메가 설득 이론을 활용했다.
오메가 설득 이론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의 저항을 낮춤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하는 새로운 설득 접근법이다.
상대의 저항을 낮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설득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설득에는 항상 저항이라는 반작용이 따른다. 설득이 쉽다는 말은 저항이 적다는 말과 동일하다. 반대로 설득이 어렵다는 말은 저항이 크다는 말이다. 저항을 낮춘다는 말은 설득의 문턱을 낮춘다는 뜻이다.
오메가의 반대는 알파 이론인가?
그렇다. 알파 설득 이론이다. 알파 전략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접근법이다. 상대방에게 내 제안이나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설득 메시지를 정교하게 만들거나 매력적인 정보원을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알파와 오메가는 설득력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알파 전략과 오메가 전략은 설득의 최종 결과를 결정하는 데 각자 독립적인 영향력을 지닌다. 설득의 최종 결과는 둘의 합이다.
알파 접근의 강점은 뭔가?
수용자의 저항 크기가 동일하다는 전제에서 메시지 파워를 높여 설득력을 향상시키려는 전략이다.
오메가 접근의 강점은 뭔가?
메시지 파워를 키우지 않고서도 상대방의 저항을 줄여 설득의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을 말한다.
저항을 낮춘다고 설득이 될까?
오메가 설득 이론의 하나인 자아 고갈 이론은 자아가 고갈된 상태에서 전달된 메시지는 큰 저항 없이 수용된다고 한다.
저항이란 무엇인가?
저항은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 압력에 대해 반작용한다. 최소한 네 가지 유형의 접근법이 있다.
저항의 네 가지 유형과 접근법이란 무엇인가?
첫째, 결과 관점에서 저항은 외부의 변화 압력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부재한 상태, 즉 최초의 상태가 유지된 결과를 지칭한다. 둘째, 과정 관점에서 저항은 결과에 상관없이 외부의 변화 압력에 저항하는 다양한 심리 기제가 활용된 상태를 말한다. 셋째, 동기 관점의 저항은 저항의 본질을 기존 태도를 유지하고 싶다거나 하는 다양한 동기를 충족시키려는 목적 지향적 행위로 이해한다. 마지막으로, 저항은 사람의 유형을 설명하는 도구의 관점에서 정의된다.
우리는 어떻게 설득 저항을 낮출 수 있는가?
시간과 저항의 함수 관계를 다루는 후회 이론은 의사 결정을 미래로 미루면 저항이 약화된다고 주장한다. 내러티브 이론은 논리적인 설득 메시지보다 서사 구조를 갖고 있는 스토리텔링이 저항을 약화시킨다고 한다. 유머 역시 저항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자아 개념이 자기 가치를 확인하면 저항이 약화된다. 마지막으로, 자아 고갈 이론은 저항을 에너지 관점에서 접근해 우리가 저항에 무력해지는 상황적 특수성을 설명한다.
오메가 이론을 적용해 성공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사례가 있는가?
강남의 고급 명품 매장에서는 종업원들이 의도적으로 부유층 사모님들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종업원은 이렇게 말한다. “사모님, 새로 나온 명품 핸드백이 있는데요. 이 제품은 값이 너무 비싸서 사모님이 사시기에는 부담이 많이 되겠지만, 일단 한번 구경이라도 해 보세요.”
사모님의 반응은 무엇인가?
심리 반발이 일어난다. 그 제품에 대한 구매 동기가 크게 상승한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인가?
심리적 반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심리적 저항은 우리의 자유가 침해당할 때 주로 발생하지만 자존심이 위협당할 때에도 발생한다. 특히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의 하나는 상대방의 피를 뜨겁게 만들고 이성을 잃고 흥분하게 만드는 자존심 긁기 전략이다.
리더십에서도 오메가 설득 이론을 사용할 수 있는가?
물론이다.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타인을 설득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저항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훌륭한 리더는 상대방의 저항을 이해하고 그 저항을 극복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현실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훌륭한 리더는 지시보다는 질문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한다.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1980년 선거에서 “우리는 4년 전보다 더 잘 살게 되었는가?”라고 묻는다. 질문은 이성적인 공격보다 훨씬 저항이 덜하다. 사람들은 질문에 자동 반응하기 때문이다. 질문은 또한 스스로 자기를 설득할 기회를 부여한다.
질문이 설득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질문을 받으면 자기도 모르게 즉각 반응해 그 해답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답하게 되기 때문이다. 알파 설득 대신 우회적인 질문을 통해 유권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 자신을 설득하도록 만든 레이건 대통령의 오메가 설득 전략은 매우 세련된 설득 기법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도 비슷한 사례인가?
그렇다. 접종 이론을 이용해 성공했다. 투표일 닷새를 앞두고 상대방 캠프는 그의 성희롱 문제를 터뜨렸다. 그의 지지율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마지막 한방이 터진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이러한 깜짝쇼를 사전에 차단하는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는 예방주사가 있었단 말인가?
그는 “내가 행정 경험이 없고 여자들이나 따라다니는 한심한 놈들이라고 상대방이 공격할 것”이라고 미리 상대방이 공격할 말을 본인이 먼저 다해 버려서 상대방의 김을 빼 버렸다. 자신의 약점을 미리 스스로 노출해 상대방의 공격에 대한 접종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책 <<오메가 설득 이론>>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전통적인 설득 이론은 알파 전략을 중심으로 발달해 오메가 전략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졌다. 최근 들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오메가 설득 이론을 소개한다. 설득의 영역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현우다.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 광고홍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