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교육: 파울로 프레이리의 글 읽기와 세계 읽기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와 도날도 마세도(Donaldo Macedo)가 쓰고 허준이 옮긴 ≪문해교육: 파울로 프레이리의 글 읽기와 세계 읽기(Literacy: Reading the Word and the World)≫
교육과 학습 그리고 앎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고 누구를 배우는가? 프레이리에게 교육과 학습은 앎의 과정이고 앎은 경험이며 경험은 의식의 비판 활동이다. 문해, 곧 읽는 것은 세계의 비밀을 밝혀내는 모험이다.
읽기는 실타래 같은 세계에 대한 지식을 풀어내는 과정이다.
≪문해교육: 파울로 프레이리의 글 읽기와 세계 읽기≫, 1쪽.
글 읽기와 세계 읽기가 같은 말인가?
그것이 프레이리 문해교육의 핵심이다. 그는 문해를 ‘비판적 교육’의 관점에서 본다. 문해교육은 단순히 글을 익히고 그것을 활용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글을 배우는 일은 세계를 읽는 일이자 창조하는 일이다.
프레이리에게 교육이란 어떤 일을 뜻하는가?
교육은 앎의 과정이다. 이때 ‘앎’은 전문가나 권력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다.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것, 곧 수동 과정이 아니면 교육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만지고 느끼고 경험하고 깨닫는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과정이다. ‘세계를 읽는다’는 것은 세계를 주체적으로 경험하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과정을 가리킨다.
너무 급진적 사고방식 아닌가?
프레이리도 자신의 문해교육을 ‘급진적 교육’의 전통 속에서 보고 있다.
그는 왜 교육에서 ‘급진적’인 것을 선택했는가?
사회 변혁과 문해 학습 과정이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해와 변혁이 같다는 말인가?
프레이리의 문해교육론은 자신의 실천을 통해 끊임없이 실험되고 수정되어 생성되는 실천이론이다. 이것이 차이점인지, 공통점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 아닐까?
프레이리의 실천에 대해서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유가 뭔가?
마세도와의 대화에서 프레이리에 대한 여러 비판 시각이 소개된다. 첫째는 프레이리가 포퓰리스트였다는 비판이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본인의 명성을 높이거나 자신의 이상을 관철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프레이리 이론은 일반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화가 어렵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가 실천 활동에 적극 관여했지만 실제로 표준화할 수 있는 프레이리 방법론은 없다는 것이다.
두 가지 비판에 대한 그의 대답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적극 해명한다. 포퓰리스트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자신이 한 번도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한 적도 없고 언제나 그곳 사람들, 곧 지도자나 민중의 편에서 애썼다는 점을 강조한다. 방법론의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방법론은 표준화할 수 없으며 맥락에 따라 재창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신은 프레이리의 반론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프레이리의 교육 사상에 비추어 볼 때 이 책에서 언급되는 비판은 프레이리 입장에서 부당한 측면이 있다.
그가 자신의 문해교육 경험을 매뉴얼 또는 표준 형태로 제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프레이리가 늘 경계하는 것은 자신의 사상이 교조화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경험이 매뉴얼이 되고 표준이 된다면, 교육자와 학습자의 창조성은 억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올바른 교육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와 동료들이 2006년에 함께 번역한 그의 책,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We Make the Road by Walking)≫에는 올바른 교육자의 역할이 분명하게 지적된다. 교육자의 권위는 교육자의 말과 삶의 일관성 속에서 획득된다. 따라서 올바른 교육자의 역할은 ‘올바로 사는 것’이다. 이때 올바름이란 늘 민중의 편에서 민중들과 함께할 때 획득된다. 이것이 프레이리의 생각이다.
프레이리 문해교육의 한계는 어디인가?
그가 딛고 살았던 사회와 역사가 그의 문해교육의 한계다. 그러므로 그의 이론과 실천의 한계를 논의하기보다는 그의 이론과 실천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는 이 책, ≪문해교육: 파울로 프레이리의 글 읽기와 세계 읽기≫를 어떤 방식으로 썼는가?
그 자신이 글을 배운 과정을 그대로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그의 경험이며 실천이고 이론이며 사유 그 자체다.
27년 전에 출간된 책을 오늘 한국에서 옮겨 출간하는 이유가 뭔가?
프레이리의 생애를 관통하며 일어난 문해교육에 대한 총체적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 과정을 좇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삶과 학습,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이 질문은 특정한 사회 맥락에서만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멈추지 말아야 하는 보편적 질문들이라 생각한다.
프레이리의 ‘문해교육’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글을 읽는 행위는 단순히 글자를 알고 활용할 수 있는 기능적 일이 아니라 세계를 읽고 주체적으로 그것을 재창조하는 일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허준이다. 영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