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전노
얘야, 너는 내 병이 울화 때문에 생긴 걸 모르느냐? 내가 그날 오리구이가 먹고 싶어서 저잣거리로 나갔더니 그 가게에서 막 오리를 지글지글 굽고 있더라. 그래서 오리를 산다는 핑계를 대고 한 번에 단단히 움켜쥐었더니만 이 다섯 손가락에 기름이 잔뜩 묻더구나. 그 길로 집에 돌아온 후에 밥을 차려 오게
해설랑 밥 한 공기 먹을 때마다 손가락 하나를 빠는 식으로, 네 공기를 먹는 동안 손가락 네 개를 빨았단다. 그러다가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기에 이 긴 나무 걸상 위에 좀 누워 있었더니만, 아 글쎄 뜻밖에도 잠이 든 새에 개새끼가 내 요 손가락을 핥아 버리는 바람에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병이 들고 만 게다!
13세기 중국의 구두쇠 이야기, <<간전노>>의 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