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과 커뮤니케이션
2676호 | 2015년 7월 10일 발행
이재신의 뇌과학과 커뮤니케이션 고찰
이재신이 쓴 <<뇌과학과 커뮤니케이션>>
뇌와 언어, 문명과 미디어
인간의 뇌는 언어를 만든다.
언어는 문명을 만든다.
이제 인간의 정보는 인간의 몸 밖으로 나간다.
그곳에서 미디어를 통해 인간과 인간을 연결한다.
그 중심에는 역시 뇌가 있다.
“멍게의 유충에는 뇌가 있다. 멍게의 유충은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며 먹이를 찾고 위험을 피하며 성장한다. 그러다가 성체가 되면 바위에 영구히 달라붙어 나머지 삶을 살게 된다. 이때 멍게는 스스로 뇌를 먹어 버린다. 이후부터 멍게는 파도에 의존해 수동적으로 먹이를 공급받으며 산다.”
‘인간의 뇌와 커뮤니케이션’, <<뇌과학과 커뮤니케이션>>, 34쪽.
멍게는 왜 자신의 뇌를 먹어 버리나?
쓸모없기 때문이다. 성체가 되어 바위에 달라붙은 뒤에는 더 이상 이동할 필요가 없다. 뇌는 이동을 위해 필요한 도구다.
단세포 생물의 이동도 뇌의 작용인가?
단세포 생물은 그저 물에 떠다니거나 기껏해야 편모 같은 꼬리를 이용할 뿐이다. 그들에게 뇌는 필요 없다. 동물은 다르다. 복잡한 신체 기관을 갖고 있다. 이동하려면 신체 기관을 조율해야 한다. 뇌는 이런 운동 계산을 위해 탄생했다. 운동을 조율하는 것이 뇌의 일차적 기능이다.
뇌의 진화는 신체 기관 진화의 결과인가?
신체가 진화하면 뇌도 분화된다. 원시동물의 뇌는 감각세포와 운동세포를 이어 주는 신경세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파충류에 이르면 뇌에 새로운 피질이 등장한다.
새로운 피질, 그게 뭔가?
신피질이다. 진화를 거쳐 온 현재 인간의 뇌는 대뇌피질의 90퍼센트가 신피질이고 10퍼센트만이 다른 피질이다.
신피질은 무엇을 하는가?
이제 동물은 ‘고차원 의식’을 지니게 된다. 동물 가운데 인간 대뇌의 신피질 비중이 가장 높다.
신피질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뇌가 정밀한 운동을 조절하고 추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인류는 뇌의 용량을 계속 키워서 현생인류에 이른다. 이때부터 ‘언어’를 쓸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언어능력은 뇌의 운동 기능과 어떤 관계가 있나?
언어를 말하는 것은 입과 혀, 후두를 조화롭게 운동시킴으로써 가능하다. 뇌의 정밀한 운동이 없다면 말을 할 수 없다.
동물도 자신들의 소통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가?
언어는 추상 상징을 이용하는 신호 교환 체계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해 사고할 수 있고 이를 ‘언어’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 전달 방식의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동물들의 단순한 위험 신호 교환과는 질이 다른 소통 수단이다.
혁명의 결과는 뭔가?
문명의 탄생이다. 언어 이전의 정보 전달은 주로 디엔에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이루어졌다. 그러나 언어가 등장하면서 디엔에이 외부에 정보를 저장하고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고 많은 양의 정보 전달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인간은 문명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 <<뇌과학과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을 다루나?
뇌과학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살폈다. 원시세포부터 현생인류까지 커뮤니케이션 발전 과정과 최근의 뇌과학 연구 결과들을 이용해 감정과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적 기원과 역할을 살폈다. 미래에 뇌와 미디어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가를 논하여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적 시각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미래를 설명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재신이다.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