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세렌디피티는 ‘우연한 행운’이란 뜻이다. 크리에이티브 세렌디피티란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행운을 만나듯 즐거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크리에이티브 세렌디피티를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기분 좋은 놀라움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담아야 한다. 사전 경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를 신체적, 심리적으로 개입하게 해 사전 관여도를 높임으로써 광고를 소비자가 원하던 것, 또는 원하던 것으로 ‘지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점에서 세렌디피티는 ‘인게이지먼트’ 개념과 맞닿아 있다. 이 책에서는 세렌디피티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를 감춤, 들러리, 착함, B급, 느림, 모호함, 가치, 뻔뻔함 등 여덟 개 차원에서 서술했다.
지은이
김운한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고대행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현대카드 ‘떠나라! 열심히 일한 당신’ 캠페인, 대림산업개발 아파트 브랜드네임 ‘e-편한세상’ 등을 제작했다. 대한민국광고대상, 소비자가 뽑은 광고상 등 다수의 광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 다음의 광고』(2016), 『광고 크리에이티브』(공저, 2016),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기업커뮤니케이션』(공저, 2012), 『인터랙티브 광고론』(공저, 2011) 등이 있으며, 광고와 관련한 논문 50여 편을 발표했다.
정상수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와 대학원에서 연극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에서 광고 일을 시작, 20여 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오길비앤드매더, 금강오길비그룹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뉴욕페스티벌, 원쇼, AME 등의 심사위원과 한국광고PR실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과 서울영상광고제 집행위원장, 대한적십자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단어 프레젠테이션』(2014), 『CF 직업』(2013), 『텔레비전 광고 제작』(공저, 2012), 『함께해서 놀라움을』(공저, 2011)등 다수의 저·역서와 로 “새로 등장하는 앰비언트 미디어(Ambient Media)의 유형에 관한 연구”(2009), “광고 대행사의 효율적인 아웃소싱 활용 전략에 관한 연구”(공저, 2009)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01 발견의 기술, 세렌디피티
02 기대 위반의 세렌디피티: 이론적 배경
03 감춤의 세렌디피티
04 들러리의 세렌디피티
05 착함의 세렌디피티
06 B급의 세렌디피티
07 느림의 세렌디피티
08 모호함의 세렌디피티
09 가치의 세렌디피티
10 뻔뻔함의 세렌디피티
책속으로
세렌디피티 광고란 쌍방향적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적절한 사람(타깃)에게 적절한 채널로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즐거움 등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광고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적절한 채널’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배경이다. 적절한 채널 선택이 가능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채널이 다양하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모바일 기기를 비롯해 스마트 TV, 디지털 OOH(out-of-home, 옥외), 디지털 기술(예: AR, VR 기술)과 앰비언트(ambient)가 결합한 미디어들이 세렌디피티 경험을 도와준다. 이와 함께 사용자 환경에 기반을 둔 활동 정보를 통해 개인적이고 친숙한 수준으로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행운이 된 광고, 크리에이티브 세렌디피티” 중에서
폭스바겐의 ‘재미이론(fun theory)’ 캠페인은 세렌디피티 속성을 잘 갖춘 사례다. 우연히 지하철 출구 계단을 오르는데 계단을 밟을 때마다 피아노 건반 소리가 난다. 아이들의 ‘뽁뽁이’ 신발을 신은 것 같기도 하고, 영화 <빅(Big)>(1988)에서 톰 행크스(Tom Hanks)가 피아노 건반을 연주하는 기분이다. 계단을 걷는 게 재미있어진다.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뻔한 메시지를 즐겁게 전한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일상적인 길에서 만나게 한다. ‘폭스바겐은 이렇게 환경에 좋은 기술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라는 무거운 의미를 즐겁게 전달한다. 행운과도 같은 즐거운 일이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한다. 광고 프로모션에서 사은품을 줄 때도 마찬가지다.
“발견의 기술, 세렌디피티” 중에서
이탈리아의 청바지 브랜드 ‘디젤(Diesel)’은 반항기가 다분하다. 제품도 좀 이상하다. 말쑥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기름 묻히며 일하다가 나온 복장 같다. ‘더티 오일 워싱(Dirty Oil Washing)’이란 이름 아래 먼지와 기름을 의도적으로 묻히며 수공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모양새는 저렴하지만, 기름때 묻은 청바지 한 벌이 60만 원이 넘는다. 이른바 ‘프리미엄 진(premium jean)’이다. 디젤은 모두가 똑똑한 걸 원하는 이 시대와 정면으로 맞선다. 그래서 “멍청해지자(Be stupid)”는 콘셉트의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시리즈로 이어지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디젤은 줄곧 멍청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옹호한다.
“느림의 세렌디피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