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디서 사는가?
사람은 어디서 사는가?
사람은 어디서 사는가? 1929년에 페리는 초등학교, 작은 공원과 놀이터, 그리고 상점을 꼽는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교육과 여가, 그리고 생활의 편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범성대는 1177년에 중국 사천의 성도를 떠난다. 넉 달 동안 장강에 배를 띄워 소주에 닿는다. 그곳은 지상의 천당이었다. 명승지 안내서를 집필하였는데 시공을 넘는 명작이 되었다. 도시와 자연을 왕래하면서 인간은 자연이 되고 자연은 또 인간이 된다.
근린주구론, 도시는 어떻게 오늘의 도시가 되었나? 1929년 클래런스 페리는 주택지 커뮤니티 계획 이론, 곧 근린주구론을 제안한다. 낙후된 주거 환경을 비롯해 편의 시설 부족, 교통량 증가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특히 그는 초등학교, 소공원·놀이터, 근린 상점을 커뮤니티의 필수 요소로 뽑았다. 교육과 여가, 생활의 편리가 인간 삶의 절대 조건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의 이론이지만 오늘 이 땅의 고민과 닿아 있다. 클래런스 페리 지음, 이용근 옮김 |
오선록 남송의 범성대는 1177년 5월 29일 사천(四川)의 성도(成都)를 출발했다. 약 4개월간 배를 타고 장강(長江)을 따라 대륙을 횡단했다. 10월 3일 고향인 소주(蘇州)에 도착했다. 풍부한 수사와 기교로 여행기를 남겼다. 싼샤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의 옛 모습을 보여 준다. 지상의 천당으로 꼽히는 소주의 풍광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공간을 초월한 명승지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범성대 지음, 안예선 옮김 |
루이스 멈퍼드 “도시가 폭발하고 있다.” 20세기 중반에 멈퍼드는 거침없는 도시화를 이렇게 진단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공장입지가 농촌으로 확대되면서 도시와 농촌의 균형이 점차 무너졌다. 도시의 역기능이 그 경계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기계적 체계가 유기적 체계를, 목적 없는 팽창이 목적 있는 성장을 대체했다. 문명이 항상 좀 더 나은 상태로 진보한다는 통념은 한낱 믿음에 불과할지 모른다. 문종만 지음 |
앙리 르페브르 도시는 식량을 제공하고 안전을 확보해 주는 테크놀로지에 그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는 아고라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싹을 틔웠다. 파리코뮌이 한창이던 파리에서는 노동자의 자율 결사체가 조직됐다. 민의가 수렴되고 열망이 응집되고 저항이 조직되는 곳이 바로 도시다. 금권의 욕망이 전횡하지 않는 도시, 비판성과 자율성이 살아 숨 쉬는 도시의 모델이다. 르페브르가 기능적 도시론을 넘어 정치적 도시론을 제안하는 근거다. 신승원 지음 |
데이비드 하비 도시화는 특정 이익집단이 도시 잉여물을 사적으로 전유하고 파괴하는 과정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 금융위기도 도시화의 산물이다. 자본주의 도시화에서 초래하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도시가 공유재라는 사실이 강조되어야 한다. 여기서 하비는 도시권을 주장한다. 도시권은 집단적으로 생산된 공유재로서 도시 잉여물을 민주적으로 관리하는 권리를 말한다. 최병두 지음 |
현대 지역경제론 국민경제 시대에는 성장과 효율을 추구했다. 국가의 부 증대가 모든 가치에 앞섰다. 그 결과 수도권과 몇몇 거점 도시만 거대해졌다. 지역경제 시대는 다르다. 각 도시에 특화된 일자리 마련, 지역 내 균형 개발, 주민 복지 향상이 최우선 과제가 된다. 국민경제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가 단위 경제관이 아니라 지역 단위 경제관이 필요한 이유다. 허재완·고영구 지음 |
이탈리아 여행기 천줄읽기 괴테는 1786년 9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이 여행을 “익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은” 필연성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전주의 문학관을 확립했다. 1788년 4월까지 여행 기록을 썼다. 단순한 흥미 위주의 여행기가 아니다. 대시인이 겪은 삶의 일대 전환기의 기록이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을 조망하고, 그가 품은 예술에 대한 이상과 열정을 엿본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원매의 강남 산수 유람시 청나라의 원매는 재능이 출중했지만 지방의 현령으로 전전해야 했다. 일찍부터 벼슬에 환멸을 느꼈다. 평생 산천을 유람하며 글을 쓰는 전업 작가의 길로 나아갔다. 나이가 여든에 접어든 뒤에도 길 위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직접 체험해 견문을 넓혀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했다. 중국 강남 산수의 갖가지 모습을 그렸고 다양한 감정을 담았다. 그가 지은 유람시들은 곧 자연이고 인간이다. 원매 지음, 최일의·왕잉즈 옮김 |
방랑하는 여인 주인공 르네 네레는 배우이자 무용수다. 남편과 이혼한 후 자유를 꿈꾼다. 여행은 그녀에게 슬픔과 기쁨이라는 양면성을 띠며 다가온다. 뚜렷한 목적이나 방향도 없이 “친구이자 주인인 우연”을 즐기며 방랑자의 길을 떠난다. 끈에 묶인 새처럼, 혹은 무용수의 회전처럼,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고민은 결국 르네가 새로운 인물로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이지순 옮김 |
조선 사람들의 개성 여행 고려의 500년 도읍지인 개성. 망한 왕조의 영광을 간직한 곳이면서 뛰어난 산수를 갖춘 명승지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에게는 인기 있는 여행지였다. 조선 중기에는 유학의 성지가 되어 정몽주와 서경덕의 흔적을 찾는 여행자가 많아졌다. 그런가 하면 박연폭포는 시대를 불문하고 빼어난 경치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문장으로 이름 높은 선비들의 개성 여행기를 뽑아 엮었다. 채수 외 지음, 전관수 옮김 |
2865호 | 2016년 7월 19일 발행
사람은 어디서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