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표현의 자유
2387호 | 2015년 1월 6일 발행
박아란이 쓴 <<인터넷 표현의 자유>>
기술과 의견의 차이
네이버의 정체는 뭘까?
발행인, 배포자, 단순 전달자 중
하나거나 모두다.
무엇이든 간에 이것으로 돈을 번다면
피해자를 책임져야 한다.
“모욕적인 표현이 담긴 낙서가 담벼락에 쓰여 있어 오가는 동네 사람들이 보았다고 치자. 피해자가 낙서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할 때 담벼락을 제공한 집주인은 과연 책임이 있는가? 담벼락 주인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가 바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다.”
‘인터넷 표현과 ISP 책임’, <<인터넷 표현의 자유>>, 25쪽.
ISP가 처한 상황이란?
온라인 표현으로 인격권 침해가 발생하면 ISP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가? 지금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되는가?
ISP의 역할을 보는 입장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역할을 뭘로 보는가?
발행인, 배포자, 단순 전달자로 본다. 의미와 자격, 책임과 의무가 다르다.
미국에서는 어떻게 보나?
미국 의회는 1996년,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통해 입장을 정리했다. ISP는 자신이 중개한 표현에 발행인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완전 면책된다.
완전 면책 조항을 신설한 까닭은?
ISP가 온라인상의 표현에 대한 법적 책임이 두려워 표현을 삭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면책에 의한 부작용은 무엇인가?
명예훼손을 당한 자의 명예보다 표현의 자유 보호에 더 치중했다. 결국 ISP가 유해한 표현을 차단할 동기를 없애 버렸다는 비판이 있다.
부작용은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
2014년부터 효력이 발생한 영국 명예훼손법의 개정 조항을 참조할 만하다.
영국의 명예훼손법 개정은 어떤 내용인가?
웹사이트 운영자의 책임에 관한 조항이다. ISP에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피해자에게도 구체적인 소명의 부담을 지웠다. 표현의 자유와 피해자의 명예 간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다.
이 법에 따르면 웹사이트 운영자는 언제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가?
① 명예훼손적 글을 게시한 자가 누구인지 원고가 밝혀낼 수 없고 ② 명예훼손적 게시물에 관하여 원고가 운영자에게 불만을 통지했으며 ③ 통지를 받고도 운영자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때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피해자인 원고의 의무는 무엇인가?
원고는 운영자에게 불만을 통지할 때 자신의 이름과 문제된 표현이 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어디에 포스팅되어 있는지 밝혀야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 태도인가?
2009년 대법원이 ISP에 온라인 명예훼손으로 엄격한 책임을 부과한 사례가 있다. 대법원은 “위험원을 창출, 관리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포털이 그러한 위험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주의 의무가 있다”면서 피해자의 삭제 요청이 없더라도 게시물을 차단할 주의 의무가 발생한다고 했다.
포털의 자의적 삭제는 사적 검열 아닌가?
포털이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이유로 고소당할 것이 두려워 자의적으로 타인의 게시 글을 삭제한다면 이는 사적 검열(private censorship)에 해당한다. 게시물 삭제나 차단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
ISP의 책임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ISP는 게시물 작성자는 아니지만 매개한 표현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게시물 삭제나 차단을 요청했음에도 즉각적으로 이에 대응하지 않았거나 웹 사이트 관리에 소홀했다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어떤 법이 필요한가?
인터넷과 관련 기술은 너무 빠르게 발전한다. 이 속도를 법이 따라잡기는 어렵다. 거시 관점에서 인터넷 규제 방향을 설정한 다음 탄력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판례를 축적해야 한다.
이 책, <<인터넷 표현의 자유>>는 무엇을 다루나?
온라인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 즉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음란물 규제, 저작권 침해, 인터넷 언론, 온라인 검열 등의 주제를 다룬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아란이다. 미국 오리건대학교 저널리즘스쿨 박사과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