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2433호 | 2015년 2월 4일 발행
신강호가 설명하는 할리우드의 ABC
신강호가 쓴 <<할리우드 영화>>
할리우드의 ABC
스튜디오 시스템, 스타 시스템 그리고 블록버스터는 할리우드를 만들고 다시 살렸다.
서부극은 가고 멀티미디어 시대가 왔지만
제작, 배우, 비즈니스의 삼박자는 변하지 않았다.
“1930년대의 대공황 기간 동안 성공한 영화들을 살펴보면 대중이 영화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은 바로 화려함과 풍요로움, 재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구나 25센트만 있으면 자신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는 행복과 번영의 나라, 즉 현실과는 상반된 미국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그것이 그들의 현실과 거리가 멀어도 상관없었다. 배고픈 사람들이 태반이었는데도 스타들의 호의호식을 보고 불평이나 불만을 하지 않았다.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현실이 아니었다. 몇 시간이나마 가난과 실업의 절망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풍요를 맛볼 수 있는 영화는 꿈의 궁전이었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우울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새로운 꿈의 세계로 빠질 수 있었다. 할리우드는 바로 그 꿈을 만드는 곳이었다.”
‘미국 영화와 할리우드 시스템’, <<할리우드 영화>>, viii쪽.
꿈을 만드는 공장은 언제 문이 열렸나?
1910년대 초반이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지역에 영화 제작사들이 모여 들기 시작한 때다.
왜 하필 로스앤젤레스였나?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일 년 내내 야외 촬영이 가능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는 태양과 사막, 산, 숲, 비탈처럼 다양한 광경을 제공했다.
영화에서 날씨와 자연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 당시 가장 인기 높은 장르가 서부극이었기 때문이다. 서부극은 실제 서부에서 촬영했을 때 더 실감이 난다. 영화사들이 모여 있던 뉴저지와 뉴욕에서는 찾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할리우드를 세운 것은 서부극이었나?
그렇다. 흥행이 성공하자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곧 거대한 밀실 스튜디오와 많은 부서를 거느린 복합 시스템으로 성장한다. 할리우드는 1920년대를 전후로 미국 영화 산업의 중추로 자리 잡는다.
할리우드 시스템의 핵심은 뭔가?
스튜디오 시스템이다. 영화 제작∙배급∙상영의 수직 통합과 제작 표준화, 협동 창작 제도를 특징으로 한다. 특히 제작사가 극장을 사들이고 짓는 수직 통합 전략이 주효했다.
수직 통합의 이득은 뭔가?
이익의 안정화와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거물급 제작자들은 극장 체인을 소유함으로써 영화의 직판점을 확보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 수익을 담보하는 장치였다.
이익이 안정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대작 영화 제작이 가능해졌다. 영화 볼거리의 품질을 높이고 외국 영화 제작자들을 스카우트하는 자금원이 되었다.
스튜디오 시스템이 만든 영화는 무엇인가?
특수효과가 대거 투입된 <킹콩>과 <오즈의 마법사>가 대표작이다. 뮤지컬영화 <42번가>, 공포영화 <드라큘라>와 더불어 스크루볼코미디, 갱스터영화, 전쟁영화와 같은 장르영화가 표준화된 공정으로 대거 제작, 유통되었다.
스튜디오만으로 할리우드가 가능했는가?
두 번째 성공 요인이 있었다. 스타 시스템이다. 대형 제작사들은 스타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치밀하게 계산해 창조했다.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누가 스타 캐릭터였나?
MGM은 그레타 가르보, 진 할로우 같은 매혹적 여배우를 내세웠고, 워너브라더스는 제임스 캐그니, 험프리 보가트 같은 터프한 남자 성격 배우를 좋아했다. 파라마운트는 클로데트 콜베르, 마를렌 디티리히, 캐리 그렌트처럼 세련된 외모의 배우들을 자랑했다. 외국 배우를 기용해 이국적 분위기를 창조했다.
스타 시스템의 결과는?
관객들이 주연배우만 보고 어떤 영화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 선택의 한 기준이 되었다. 스타 배우가 흥행의 보증 수표가 된 것이다. 제작사가 스타 관리에 힘을 쏟게 된 이유다.
스타를 어떻게 관리했나?
제작사 홍보부서가 스타들의 바깥 일정을 대중에게 최대한 노출되도록 조정했다. 적당한 수준으로 열애설도 터트렸다. 치밀한 각본과 계산, 선전과 조작을 통해 스타들을 관리한 것이다.
스튜디오의 시대는 언제 끝나는가?
1949년 미국 대법원이 스튜디오 시스템을 독점 시스템이라고 판결하면서 쇠락하기 시작한다. 스튜디오의 배급과 상영에 대한 권한을 결정적으로 약화하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1950년대 이후 텔레비전이 주요 대중매체로 등장하면서 영화 관객도 점차 줄어들었다.
할리우드는 죽었나?
1970년대 ‘뉴 할리우드’ 시기를 거치면서 다시 태어난다. 거대한 물량과 제작비가 투여된 블록버스터 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한 때다. 블록버스터는 초국가적 상품이자 고부가가치를 지닌 멀티미디어 복합체의 일부분으로 미국의 문화적 패권의 한 축을 맡게 된다.
뉴 할리우드의 성격은?
유료 케이블과 홈비디오 같은 다양한 2차 시장의 매출을 바탕으로 극적으로 성장한다. 비디오 산업이 영화 산업을 능가하는 규모로 확대되면서 할리우드 영화 산업 자체의 기본 틀이 변한다. 거대 자본에 의한 인수합병이 영화 시장을 주도하기에 이른다.
이 책, <<할리우드 영화>>는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영화의 탄생에서 블록버스터 영화가 등장하기까지 미국 영화 산업의 흐름을 짚는다. 할리우드 영화가 어떻게 국제적 산업과 예술로 개발되었는지를 살폈다.
당신은 누구인가?
신강호다.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다.